물감 쟁반을 엎지른 초겨울의 창저우

창저우는 지앙쑤 성의 중심지역에 위치해 있습니다. 역사문화 명성이면서도 천무호, 난산, 홍매공원 등 많은 자연명승지가 있습니다. 일년 사계절의 풍경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11월이 되자 벌써 가을바람에 물든 잎사귀들이 사방으로 흩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겨울이 왔음을 알았습니다.

초겨울은 애매한 계절로서 깊은 겨울의 초췌한 모습과는 다르고, 또한 가을의 현란함과 다르며, 그것은 마치 화필 같고, 가을의 그림 위에 휘저어 물들이며, 대지의 물감 쟁반을 엎지른 듯이, 오색찬란한 모양 가득합니다.

푸른 남산의 죽해

남산 죽해는 대나무 문화와 장수 문화를 주제로 한 경치구로 청산녹수의 의미가 깊이 있고 산간에시 냇물이 울고 새가 지저귀고 있어 ‘천당남산, 몽환죽해’의 명성에 손색없습니다. 기온이 내려가 점차 겨울철에 접어들면 대숲은 노란색을 띠기는 하지만 여전히 푸른 모습을 잃지 않습니다. 두 산 사이에는 푸른 물이, 마치 밝은 거울 산속에 박혀 있는 것, 이것이 바로 남산 죽해의 ‘정후 취영’, 대나무 뗏목을 타고 표류하며, 노를 따라 호수의 물결이 출렁이는 것을 감상하고, 미풍이 스치는 죽해와 서로 비쳐집니다.

남산의 죽해를 바라보는 로선이 두 가지가 있는데 수성광장에서 지상케이블카를 타고 우거진 대나무숲을 지나 역사문화구역에 이르면 우연히 속세를 멀리 떠난 도원마을을 만나게 됩니다. 바로 지밍고촌입니다. 흰 벽에 회색 기와를 얹은 명대의 건축과 청대의 사당 등이 펼쳐져 있습니다. 타이밍만 잘 맞으면 아슬아슬하면서도 멋진 전통 사자춤 공연을 볼 수도 있습니다. 대나무숲과 잔도를 따라 낮은 곳으로 내려가면 대나무문화원에서 중국에서의 대나무문화의 전승을 느낄 수 있고 천진난만한 판다의 남산 죽해에서의 생활도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수성광장으로 돌아가면 다시 삭도를 타고 남산 죽해의 대표적인 관광코스인 오월제일봉으로 갑니다. 초당 1 미터의 속도로 상승함에 따라 죽해의 전경이 점차 눈앞에 나타났는데 붉은색과 노란색의 케이블카가 그 가운데를 장식하여 온통 푸른 죽에 색다른 색채를 더해주었습니다.

진황 · 홍매 공원

홍매공원은 창저우지역에서 가장 큰 종합공원으로서 공원내에 고적이 매우 많고 정자, 물가와 꽃, 나무가 서로 어울리며 풍경이 온화하고 아름답습니다. 공원의 이름은 천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공원 안의 홍매각에서 따왔습니다. 소박하고 중후하며 웅장한이 자연풍광의 공원에서도 전혀 위화감이 없습니다. 홍매각은 온갖 풍파를 겪으면서도 언제나 그 모습이지만, 계절이 바뀌면 주변 풍경은 전혀 다릅니다.

상강이 지나면 은행나무의 줄기는 더 이상 영양분을 공급하지 않으며 나무잎은 점차 노랗게 변하면서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대자연의 기묘한 점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원래는 스스로 휴양하는 나무였지만 무의식중에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가을과 겨울이면 홍매각 뒤에 늘어선 은행나무들이 빛을 발하기 시작합니다. 거센 바람이 불면서 은행잎이 흩날리고 돌바닥은 황금색 주단처럼 휘황찬란합니다.

화홍 · 취죽공원

취죽공원은 창저우시 천녕구에 위치한 개방공원입니다. 넓은 수역을 겨냥하여 도시에서는 보기 드문 습지생태경관을 설계하였습니다. 취죽공원은 수생식물이 뿌리를 내려 창저우시에 강남 수향의 맛을 더해줍니다.

공원의 주역은 대나무이지만, 이 무렵만 되면 낙우송이 주역이 됩니다. 낙우송은 물을 좋아하고 공원의 못에 뿌리를 박는데 나무줄기가 곧고 크며 나무잎의 모양이 깃털처럼 매우 수려합니다. 가을과 겨울이 지나면 나뭇잎들은 자기도 모르게 푸른색에서 붉은색으로 변하는데 연못과 서로 어울려 부동한 색채를 만들어내는데 겨울날의 따스한 햇빛 아래 매우 랑만적입니다. 간간이 먹이를 찾아 다니는 새들과 다람쥐들이 나무 사이에서 노닐고 있는데 마치 짙은 먹물과 짙은 채색을 한 한폭의 천연유화를 방불케 합니다.

낙우송을 구경하는 가장 좋은 계절은 11-12월인데 그때가 되면 취죽공원을 거닐거나 연못가에서 선경과 같은 그림을 감상하거나 공원의 찻집과 책방에서 차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면서 창저우의 한적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윽고 찬바람이 일면서 엷은 안개가 점차 남산 죽해로 솟아올랐습니다. 기다린 것은 한겨울의 큰 눈이였습니다. 친절한 직원들이 관람자들을 위해 2주간 남겨두었던 은행주단도 점차 누렇게 시들었습니다. 낙우송 줄기가 수면에 조용히 서서 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창저우의 초겨울은 눈부시게 짧고 찬란하지만, 그래도 결코 지나칠 수 없습니다.